일상/생각정리

퇴사, 그리고 느낀 것들.

주운녕 2022. 3. 16. 18:16

누군가에겐 당연하지만, 모르거나 때론 간과해서 뼈저리게 느꼈던 교훈들.

# 개발

1. 찜찜한 부분을 그냥 넘어가면 반드시 그것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 사실 개발 일정이 급하면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어쩌면 시스템의 문제이지만, 개인적으로 명심하자. 애매하거나 찜찜한 부분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치자.

2. 코드 짜는 것보다 코드 짜기 전 설계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 무작정 짜면 결국엔 뒤죽박죽 지저분한 코드가 된다. 항상 짜기 전부터 어떤 구조로 갈 것인지 생각하고 구현하자. 무턱대고 키보드부터 두드리지 말자.

3. 예외 처리, 로그 남기기의 중요성

- 구현보다 백만 배 중요한 것은 바로 "예외 처리", "로그 남기기". 예외 처리를 어떻게 할지 항상 고민하자. 또 로그를 항상 명확히 남겨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자. 중요하다!

4. 코드는 무조건 처음 보는 사람이 봐도 깔끔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짜는 것이 중요.

-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코드는 코드가 아니라 쓰레기.

# 회사 생활

1. 말하기 전에 어떻게 말하지를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말하자.

- 급하게 있는 대로 말하기만 하면 듣는 상대방도, 말하는 나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머릿속에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이 명확하게 알아들을지를 생각하고 말하자.

2. 자신감을 결국 실력에서 나온다.

- 실력을 쌓자. 조직에서 내가 꼭 필요한 존재가 되자.

3. 사수 >>> 부서 > 회사

- 좋은 회사가 좋은 체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좋은 체계에선 좋은 사수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좋은 사수는 정말 정말 중요하다.

4. 하지만 결국 혼자 하는 것이다.

-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할수록 계속해서 더 크게 의지하게 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더라도 결국 내가 스스로 해나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 회사 외 생활

1. 야근 보다 힘들었던 것은, 하루 중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없다는 것.

- 하루 단 30분이라도 내 의지로 보낸 시간이 있으면, 그 하루는 내 것이 된 기분이다. 하지만 종일 회사일로 하루를 보낸 날은 나를 회사에 빼앗긴 기분이 들었다.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루의 스케줄을 잘 구성해 보자.

2. 취미는 중요하다.

- 10년 차의 직장인이 10년 차의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준전문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취미생활을 통해 또 다른 나의 특기를 만들어가며 쌓아가는 자존감은 삶을 풍요롭게 해줌을 느꼈다.


1년 3개월 동안 있었던 나의 첫 회사는 중소기업이었고, 체계가 많이 부족했다.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신입 개발자가 바로 개발에 투입되었고, 코드 리뷰나, 개발에 대한 피드백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신입 몇 개월 차가 프로젝트의 큰 부분을 맡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신입으로써 빠르게 경험치를 쌓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신임급들의 개발을 옆에서 보고 차차 업무의 범위를 늘려가는 방식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는 신입이 맡은 부분에 대해 누군가 피드백을 주면 훨씬 더 완성도 있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

나 또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실력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퇴근 후 따로 공부를 해가며 회사일을 했다. 하지만 부족한 체계는 우리 팀을 항상 개발 일정에 쫓기게 만들었고, 이는 충분한 검증과 테스트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촉박한 일정에 맞춰 일단 납품하게 되면, 그때부턴 현장에서 디버깅과 개발을 동시에 하는 필드 엔지니어가 돼버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자기개발을 할 시간을 찾기 힘들었고, 현장에서 제대로 된 개발이 아닌, 디버깅용 개발을 주로 하다 보니 실력의 정체 또한 많이 느끼게 되었다.

하루하루가 뭔지도 모르는 것들을 항상 헤쳐나가는 기분도 느꼈고, 스스로 정말 많을 것을 알아가고 있다는 기분도 느꼈다. 사실 실력이 부족한 신입 개발자의 한풀이일 수도 있다. 신입 몇 개월 차에 모든 책임을 맡기는 회사가 야속하게도 느껴졌다가도, 스스로의 부족함 때문에 자책도 많이 했다. 하지만 분명히 느껴진 건 이런 정체된 문화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이 든 순간.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 앞으로..

1년동안 게임 프로그래밍을 공부를 할 예정이다.

스스로 내린 결정인 만큼 불안하진 않다.

열심히 해서 어느 경지에 오르고 싶다.

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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